서종수 회원님

귀한 난일수록 조금은 무심하게 길러야 한다는 서종수 회원. 지난 7월 14일. 장마비가 오락가락 하는 점심나절에 그의 난실을 찾았다. 아파트 난실이 그렇듯 그의 난실이라 하여 특별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조금은 투박한 2단짜리 원목난대가 있고, 지나친 햇볕을 가리기 위한 차광재로로 블라인드가 보인다. 선풍기와 송풍기 그리고 한창 자라고 있는 난들, 고만고만한 신아들을 올리고 있는 모습도 한결같다. 하지만 난들을 살펴보는 서종수 회원의 눈길은 남다르다. 난들마다 그와 인연을 맺으면서 생긴 사연들이 있고, 난실에 오고 나서도 별탈없이 잘 자라는 것,잦은 병치레로 보는 이를 가슴아프게 하는 난, 신아를 무척 인색하게 올리는 것, 생각지도 않았는데 꽃대를 올리는 난 등 모두가 가지각색인 것이다. 이런 면은 잠깐 들여다 보고가는 손님의 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것. 어쩌면 그는 요즘 그만이 볼 수 있는 것에 푹 빠저 지내는 듯하다.
"난을 하면서 요즘처럼 어렵게 느껴지는던 때가 없어요. 새로 들여오거나 귀하다고 생각되는 난은 볼 때마다 분을 들고 살펴보고, 물을 줄때도 좀더 주고, 약제나 비료도 그렇게 하지요. 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잖아요. 무엇이든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것이죠.
이런 생각에 그는 귀한 난일수록 조금은 무심하게 대하려 한다.분을 들고 살펴보는 일도 하지 않는다. 결국 난을 기르는 일이 자신을 다스리는 마음공부로 연결되는 샘이다.

난을 시작한지 이미 5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그의 생활도 많은 변화를 격었다. 잦은 술자리도 멀리하게 되었고 혼자만 떠나던 낚시여행도 그만 두었다. 대신 쉬는 날이면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여기에 난우회 활동을 하다보니 가족들이 함께하는 취미생활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그는 처음부터 난에 깊이 빠진 것은 아니었다. 성격상 무엇에 그리 쉽게 빠지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이런 그이기에 지난 5년간은 어쩌면 긴 탐색기였는지도 모른다. 그 스스로도 올 봄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난들을 대하게 되었다고 했다.
"난 한분 한분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내가 기르는 이 난이 한분뿐인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내가 자칫 잘못해 죽인다면 이 난은 멸종되는 거예요.그러니 아무리 취미라 하지만 섣불리 대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미 많이 번식된 난들하고는 또 다른 것이 한국춘란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건성이 아니고 좀더 본격적으로 배양공부도 하고 또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다부진 다짐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본다. 아니 이점은 그만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난우회, 아니 모든 애란인들의 다짐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